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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k Review

[딴지뷰] 소니 미러리스카메라 NEX-5. 명품 수트를 입은 골빈 카메라.

by No.Fibber 2011. 2. 20.

목차

     

     


     

    이 글만 보고 오해하는 분들이 있을까봐 기존에 작성한 삼성 NX100 딴지뷰도 첨부합니다.^^

    [Frank adopter/딴지뷰] - [딴지뷰] 삼성 미러리스카메라 NX100. 꽤 뛰어난 실력을 갖춘 시대의 졸작


    세계를 경악시킨 소니의 초미니 제품들
    (좌측부터 DSC-U10, CCD-TR55, NW-MS9, VAIO C1, VAIO U)


    휴대가전 시장에서 소니가 보여줬던 초박형 제조기술은. 단순히 작다는 것을 넘어 문화충격 수준의 폭풍같은 마음의 울림을 가져다 주었었다. 사람들은 소니에 열광했고, 소니는 자신들에게 열광하는 매니아들의 지지에 힘없어 80 ~90년대 가전제품계를 손바닥 위에 올려다 놓고 가지고 놀았다.

    소니의 금형기술은 예전부터 진기명기에 가까운 수준을 자랑했다. 애플이 맥북을 제조할 회사로 선택한 회사가 소니라는 만 봐도, 제조에 있어서 소니의 기술력이 어느정도인지 알 수 있다. (애플의 최초 맥북은 소니가 제조했다.) 그런데 소니의 이 훌륭한 초박형 제조기술 이면에는 짜증나는 것이 하나 있다.


    "초소형" 그거 하나 던져주고 더럽게 거만 하다는거다.


    위에 있는 제품들은 모두 다 출시 당시 시장에 존재 하지도 않던 형태이거나, 경쟁사로서는 제조 차체가 불가능하다 싶은 크기와 특징을 가진 제품들이었다. 전자기기를 좋아하는 메카닉 매니아들로서는 소니 말고 그들의 기질과 성향을 충족 시킬 수 있는 회사가 없었다. 그걸 아는 소니였기에 항상 모든걸 주지 않았다. 매니아들에게 예상 못 한 혁신을 선물하되, 니즈를 철저하게 무시했다. 충분히 구현가능한 기능을 고의적으로 누락 시켰다.  때문에 소니의 기기들은 타사 경쟁 제품에 비해 기본적인 필수기능과  편의성이 오히려 더 떨어졌다. 

    그래도 소니 매니아들은 그런 불합리함을 소니제품을 쓰기 위해서 당연히 겪어야 하는 통과의례 쯤으로 달게 받아드렸다.특별했기 때문이다. 소니는 단 한번도 다른회사보다 월등한 제품을 만들지 못했지만, 항상 특별한 제품을 만들었다. 그 소니의 불친절한 거만함은  소니매니아들에게 묘한 중독성을 갖게하는 하나의 엔터테인먼트 였다.


    마운트 접합부만 돌출시키는 형태로 바디 얇기를 줄이는 탁월한 센스. 역시 소니다.

    나는 이제 더이상 소니 매니아가 아니다. 더이상 그들의 어설픈 크기 놀음에 놀아나지 않는다. 하지만,  NEX-5를 보는 순간 할 말을 잃어버릴 수 밖에 없었다. 실로 몇년 만에 보는 소니다운 완벽함 그 자체였다. 특히 마운트 돌출부를 렌즈의 일부분인 것처럼 처리하여 좀 더 초박형화 시킨 디자인 트릭을 보면서는 미소를 지을 수 밖에 없었다.  단언한다. 많은 사람들이 소니 NEX를 선택한 이유는 동영상도 아니고 연사도 아니고 파노라마도 아니고 그냥 보자마자 머리를 멍하게 만들어버린 소니다운 NEX,  그 자체일 뿐이라는 것.하지만 소니는 완벽한 몸체안에 여전히 불친절한 거만함을 버리지 않았다.





    NEX의 E마운트? 소니는 애초부터 대세로 만들 생각조차 없었다.

    E마운트가 렌즈교환시장의 대세가 되면 5년간 공들여온 소니의 알파마운트가 무너져 버린다.

    SLR카메라 최상급 수준의 AF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미놀타를 전격 인수했다. 써드파티 렌즈시장에서 탁월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탐론의 대주주로 올라섰다. DSLR시장을 잡기위해 5년여동안 소니가 공들이여온 눈물나는 노력의 과정이다
    그러던 어느날 올림푸스와 파나소닉이 하이브리드 카메라라며 깔짝 거린다. 참을 수 있다. 그런데 삼성이 미러리스 카메라라면서 알짱알짱(?) 거리기 시작했다. 이건 도저히 참을 수 없다. 손 놓고 있다 TV시장에서 박살 난적이 있던 소니였으니까. 
     

    E마운트를 체용한 엔트리 컨슈머 카메라와 씨네마 카메라 VG10(좌)과 NXCAM

    NEX이전에 E마운트에 대해 좀 더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소니는 NEX발표 이 후 연달아 E마운트를 채용한 비디오 카메라를 발표하며, E마운트의 특성을 사진이 아닌 영상에 초점을 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독특한 공통점이 하나있는데, 컨슈머 시장을 노렸다는 VG10과 보급형 씨네마 카메라 시장을 노렸다는 NXCAM 모두 가격만 보급형이 아니라 기능마저도 중요한 몇가지를 고의로 누락시켜 태생적으로 보급형을 넘어 설 수 없는 한계를 가진 제품이라는 것이다.

    소니는 E마운트를 포기 하지 않고서는 원래의 수백 수천만원짜리 기성 제품을 사야만 제대로 업계 수준에 맞는 스팩을 누릴 수 있는 안전장치를 걸어 놓았다. 이 세 제품을 보고나니 E마운트의 E가 혹시 엔트리를 뜻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디지털 카메라/컨슈머 비디오 카메라/씨네마 카메라 세 가지 모두 기존에 자리잡고 있는 DSLR과 전문가용 비디오카메라 제품을 침범 할 수 없도록 철저히 제한을 해둔 E마운트. 고의적인 기능 누락으로 철저히 자사 상위 제품군을 보호하는 소니 특유의 습성. 소니는 애초부터 E마운트를 렌즈교환 카메라시장의 대세로 만들 생각이 없었다.





    카메라 주제에, 센서성능만 좋으면 렌즈를 이렇게 거지 같이 만들어도 되는건가?

    아무리 어두워도 플래시 없이 ISO 맘놓고 높여도 문제 없다. 노이즈 억제력은 정말 좋더라.

    필름없는 디지털 카메라를 최초로 사용화 시킨 회사가 바로 소니니까, 그들의 이미지 센서 설계능력은 처음부터 탁월했다. DSLR시장 형성 초기 캐논의 대형 센서의 CMOS화 공세로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몇년만에 APS-C타입 이상 면적의 CMOS시장에서도 업계 최고수준의 성능을 가진 이미지 센서를 생산하고있다. NEX에도 이 최신 센서가 탑재되었음은 물론이다. 그러니 당연히 저조도 고감도에서의 노이즈 억제력 또한 탁월하고.


    NEX의 초소형 컨셉과 유일하게 어울리는 단하나의 16mm 펜케잌 렌즈의 성능. 정말 거지같다.

    그런데, 고감도 노이즈가 좋으면 뭐하나. 언제부터 모든 사람이 실내와 야밤에만 사진을 찍어댔나? 어두운곳에서의 노이즈 억제력은 탁월할지 모르겠으나 16mm 펜케잌 렌즈를 물린 NEX5의 주광사진은 경쟁 미러리스카메라는 커녕 20만원 대 똑딱이 카메라와 별 차이가 없다. 특히 펜포커스된 사진이 아웃포커싱이 된 것 처럼 보이게 하는 주변부 화질의 뭉게짐은 실소를 자아내게 할 정도다.  일부 소니 매니아들은 바디의 소형화 때문에, 무리하게 초점거리를 줄여서 나온 어쩔 수 없는 문제라며 두둔한다.

    정말 그럴까? 그럼 예정된 칼짜이즈 디스타곤 렌즈들의 성능도 이렇게 조악 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가 되는데, 글쎄다 싶다. 거기다 얼마전 뜬금없이 들려온 소니의 E마운트 라이센스 무료개방 소식. 침흘릴만큼 작게 만들어줬으니,  주는데로 쓰던가, 아니면 좀 남겨먹을만큼 비싼거 나오면 그거 사던가, 그것도 아니면 써드파티 회사에 앵벌이 하던가. 우리는 니들 허영을 채워줬으니 우리에게 돈을 주고 비싼걸 사라. 역시 소니다.




    실업계 초등학생(?) 고안한 듯한 인터페이스. 이것이 정말 소니가 한 고민의 결과라고?

    또다시 시작된 전용단자의 러쉬. 정말 대단한 소니다.

    소니 NEX의 인터페이스를 보고있노라면 정말 화도나지 않을 만큼 기가 찬다. 이유는 이렇게 밖에 인터페이스를 구성하지 못한 소니 능력에 대한 안타까움이 아니라, 또다시 "고의" 라고 밖에 생각 하게 만드는 얄궂은 야속함이다. 소니는 P.U.I와 U.I를 가장 유기적으로 편하게 연결 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인터페이스 설계의 최강자다.

    시대가 U.I.가아닌 U.X시대로 넘어가면서 애플의 등살에 밀려 정신 못차리고 있지만, 적어도 이런 복잡한 기계장치에서는 누구도 흉내내기 어려운 쉽고 편한 U.I를 구성할 능력을 가지고 있는 회사가 바로 소니다. 그런데 정말 NEX의 U.I.를 보고 있노라면 요즘 초등학교에도 실업계가 생겼나 싶을 정도로 중국상 싸구려 디지털 카메라에도 어울리지 않는 조잡하고 복잡하고 어려운 U.I.가 펼쳐진다.

    소니 매니아들은 컴팩트 카메라와 비슷한 구성이라 그쪽 사람들이 넘어오기 편하게 만든 것 같다고 한다. 묻고 싶다. 세상 어디에 NEX처럼 불편한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는 똑딱이 카메라가 판매되고 있냐고 말이다.  다분히 고의적이다. 좀더 비싼 제품을 살 수 있는 물주들이 흠잡을 것 없이 완벽한 크기와 성능을 가진 NEX에 안착하지 못하게 하기위한. 

    똑같은 단점이 발생한 이유가 삼성이 눈치없음 이라면, 소니는 재수없는 영악함이다. 이게 소니다.





    익숙하면 불편한거 모르겠다는 변명은 NEX보다 허접하다며 비난하는 경쟁제품에도 해당하는 말이다.

    언듯보면 NEX는 명품이다. 말그대로 명품 수트를 입은 골빈 카메라다.

    삼성 NX가전세계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을 제패하거나, 스티브 잡스가 어느날 갑자기 렌즈교환식 카메라 i-CAM을 들고나오지 않는한 소니 NEX의 치사한 거만함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미친놈 소리를 들을 정도의 소니매니아에서 벗어나 밖에서 바라보게 된 입장에서 볼 때 안타까운점은,  사이비 교주같은 마인드 컨트롤에 마음을 뺏겨 욕먹을 단점마저 필연적인 결과물이라고 자위하는 소니 매니아들의 여리고 착한 충성심이다.




    "당신들에게 내일의 매출이 아닌 내년의 성공을 위한 한 편의 딴지뷰를 선물합니다."








    모든 사진은 무보정 리사이즈만 된 사진입니다. 사진 실력은 얼마든지 욕하셔도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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