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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k Column

[Dritic] 삼성 NX200. 정체성이 혼란스러운 Retro Style의 어설픔 [제품 디자인,산업디자인, 공업디자인]

by No.Fibber 2011. 10. 18.

목차


    Dritic (Design Critic)

    제품디자인은 미학적으로 접근하는 단순 미술작업이 아니며, 제품의 사용성을 고려해 조형미와 기능이 결합된 모든 시스템을 고안해내는 심도있는 기획이자 종합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관심을 가지려면, 조금 더 정확히 알아야하고, 소비자가 제품디자인에 대해 조금 더 정확히 알고 관심을 가지며, 그 가치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기 시작하면, 한국에서도 세계인들을 매료시킬 디자인의 제품이 나올 수 있습니다. 한국 제품 디자인의 발전을 위해선 이 글을 읽게 될 예비디자이너들과 소비자들의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꼭 필요합니다.



     



     



    NX100의 디자인이 비참할 정도로 못생겼나? 절대 아니다.

    NX100디자인의 문제는 눈 씻고 찾아봐도 사용자의견을 반영한 커뮤니케이션의 흔적이 없다는 거다.

    삼성은 감은 눈 뜨고, 막힌 귀 뚫어라. 정답은 우리보다 당신들이 더 잘 알고 있을 테니.


    - 삼성 미러리스카메라 NX100. 꽤 뛰어난 실력을 갖춘 시대의 졸작 내용 중


    제가 작성했던 NX100의 리뷰대로 NX의 디자인은 참 거지같았습니다. NX200의 디자인에 관심이 집중되는건 당연한 수순이었죠. 공개된 NX200의 디자인은 Retro Style 이었습니다. 단 추상적으로 구현한 예전 카메라의 단순한 복각이아닌, 삼성카메라의 영광을 다시 한 번 재현한다는 의미의 Retro였습니다.



     

    NX200을 보자마자 과거 디자인 하나로 디지털 카메라에 엄청난 충격파를 던진 NV10/7/5 시리즈가 떠 올랐습니다. 전체 스타일부터 핵심 조작체계의 위치까지, NX200은 과거의 NV를 참 많이 닮아 있습니다. NX200의 디자인을 NV를 복각하자라는 아이디어로 접근 했다는 것은, 삼성 NX를 처음 보는 사람과 예전부터 봐왔던 사람 모두에게 좋은 디자인이라는 첫 인상을 주기에 성공률 높은 전략이라는 점에서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 됩니다.

    카메라에서 전통적으로 선호되는 블랙컬러,메탈바디,직각디자인. 사람들이 NX200에서 바랬던 모양과 다르면서도 원하는 것들은 다 채워진, 삼성스타일의 클래식함. NX200을 접하는 디자인에 대한 첫 인상은 전작들과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나아졌습니다. 하지만 좋은 첫 인상에 비해 계속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몇몇 부분들이 마음을 언짢게 만들었습니다.



    마운트 돌출부의 페이크디자인 이렇게 밖에 처리 할 수 없었나?

     

     

     

     

     

     

    소니 NEX의 렌즈 마운트 된 모습입니다. 혹시 느껴지시는 것 없으신가요? 소니 NEX의 렌즈 크기가 크다 화질이 안좋다 하며 굉장히 비판적인 의견이 많이 쏟아지지만, 전 소니가 내놓는 NEX 렌즈들을 볼 때마다 소름 돋을정도로 감탄하게 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모든 렌즈의 직경이 바디의 마운트 돌출부와 동일하다는 것입니다. 디자인을 위해 서로다른 화각의 단렌즈/줌렌즈의 직경을 동일하게 일치시킨다는 것, 카메라 업계에서는 단 한번도 본적이 없는 대단한 디자인 접근방식 입니다. 

    지금은 올림푸스의 PEN과 삼성 NX도 따라하는 소니의 페이크 디자인, 올림푸스는 같이 발매된 줌렌즈 하나의 직경을 마운트 돌출부와 일치 시켰습니다. 그렇다면 삼성 NX는 어떨까요?



     

    정말 촌스럽습니다. 바디의 마운트 돌출부와 직경이 일치되는 렌즈는 단 한개도 없습니다. 직경이 일치하지 않는 것도 모자라 디자인이랍시고 돌출부에 굴곡까지 있습니다. 렌즈를 장착하면 바디에 무슨 항아리 하나 연결해놓은 것처럼 부자연스럽습니다. 18-55mm/20-50mm/30mm/20mm/50-200mm렌즈 어느것 하나 자연스럽게 예쁜 것이 없습니다. NX시스템을 설계할 때 부터 이런부분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었을 테니 이제와서 갑자기 맞길 바라는 것 자체가 무리수겠죠.



     

    소니가 NEX라는 시스템을 고안하면서부터 철저하게 계산한 렌즈와 바디의 디자인 시너지. 렌즈가 그렇게 거지같다는 평가를 받고도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소니 NEX시리즈가 선전하는 이유가 단지 "바디만" 예뻐서 일까요? 자신들이 소비자에게 NEX라는 카메라로 전달하고자 하는 이미지를 훌륭하게 표현 할 수 있는 렌즈와 바디가 결합된 완성체의 디자인이 훌륭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위해 소니가 포기하지 않았던 것이 바로 이런 디자인의 디테일함입니다.

    삼성 카메라를 구입한 소비자들이 성능에는 만족하지만, 지갑을 여는 행위가 즐겁지 않았따면, 좋은 성능을 제공하기위해 무시하고 포기했던 작은 요소들이 소비자들에게는 꽤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을까 라는 것을 상기 할 필요가 있습니다. NX200의 조형미는 충분히 훌륭합니다. 하지만 보고있으면 왠지모를 아쉬움과 머리속을 떠다니는 물음표들이 계속 마음을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왜 그럴까요?



    작은 시스템을 쉽게 생각하는 회사가 과연 시스템 카메라로 성공 할 수 있을까?

     

    파나소닉의 GF3는 뷰파인더 접속단자를 없애고, 내장플래시를 장착한 뒤 크기를 최대한 줄여, 완전한 컴팩트형 카메라라는 컨셉으로 간다는 메시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NX200은 POST DSLR이라 광고하며, 전작보다 더 높은 사용자를 노린다 해놓고, 특별한 명분도 없이 스마트슈(외장 뷰파인더 접속단자)를 제외시켜 버렸습니다.

    외장뷰파인더를 사용 할 수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시스템 카메라를 하겠다는 회사가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시스템을 별다른 명분도 없이 일방적으로 삭제 해버렸다는건, 자신들의 시스템에 동화되어 앞으로 계속 같이 하고자했던 소비자들을 무시하는 행위입니다. 카메라가 나올때마다 너무나도 무책임하게 쉽게 바꿔 버리는 USB단자 및 각종 시스템 단자들.



     

    그래놓고 딸랑 제공한 외장 뷰파인더, 디자인 부터 케링케이스까지 소니 NEX의 기본제공 외장 플래시와 너무 흡사합니다. 재미있는건 삼성의 플래시 가이드넘버는 8 소니는 7 딱 1 더 좋습니다. 삼성 답습니다. 삼성이 소비자들이 필요하다며 바라는 것 까지 삭제해가며 NX200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는 고작 소니를 따라했지만, 소니보다 가이드 넘버가 1 더 높은 훌륭한(?) 성능이었습니까?



     

    삼성은 카메라 뿐아니라 모든 품목에서 작은 시스템들을 너무 하찮게 생각하는 안 좋은 버릇이 있습니다. 지금 산 아이폰 케이블을 수년전에 출시된 아이팟에도 사용 할 수 있다는 것. 언듯보면 쉬워보일지 모르겠으나 기업의 고집과 분명한 철학 없이는 유지 불가능한 부분입니다. 하찮은 것을 계속 유지하는 것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시스템을 구축해서 유지한다는게 쉽지 않은 것입니다.

    사라진 AEL버튼과 릴리즈단자. 삼성 NX를 구매하는 대부분의 구매고객이 그게 문제인지도 모를테고 불만을 갖는 사람은 5프로도 안될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 5프로의 소비자가 갖게되는 안타까움이 안타까움이 아닌 기쁨으로 남았다면 그 기쁨들이 10년후 삼성 카메라의 미래를 보장하는 굳건한 지지기반이 될 수도 있었다는 것은 왜 모를까요? 



    딱 한가지 감탄스러운건 NX의 새로워진 인터페이스

     

    새로워진 NX시스템에서 정말 감탄스러웠던 것은 사용자 U.I 입니다. 솔직히 감탄정도가아니라 경이로운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싶네요. NX는 아이펑션과 두개의 바디 컨트롤 휠 그러니까 총 3개의 컨트롤 휠과 다수의 버튼으로 조작합니다. 단순히 조작 체계의 갯수 뿐아니라 위 사진에서 보듯 각 단계별 이동 및 조작 U.I가 굉장히 쉽고 편하게 설계 되어있습니다.

    터치스크린 없이도 터치스크린 있는 제품들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의 접근성 및 조작성을 가지고 있으니, 만약 NX200에 터치스크린까지 있었다면 얼마나 대단한 조작성이 나왔을까 상상만해도 즐거워질 정도입니다. 솔직히 조작 인터페이스는 수많은 버튼이 달려있는 수백만원짜리 플래그쉽 DSLR보다도 쉽고 직관적이며 편리합니다. 모든 기능에서는 3초 정도 정지하면 어떤 기능인지 설명하는 메뉴얼까지 출력되기 때문에, 카메라를 모르는 일반인들도 쉽게 적응 할 수 있게 배려해놓은 점도 인상적입니다. 단 조작하는 내 내 감탄사가 절로 연발되는 특이사항이 이 인터페이스 부분 뿐이라는게 좀 안타깝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이 제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키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POST DSLR을 외치며 제품 출시하기도 전부터 85mm/60mm렌즈 같은 프로급 렌즈들과 함께 그럴듯한 샘플이미지 제공하며, 카메라 애호가들을 엄청 자극 했습니다.  그래 놓고 이 제품 등급의 소비자들은 정작 사용빈도수가 적다며 스마트슈와 AEL 릴리즈단자들은 일방적으로 삭제 해 버렸습니다.

    도데체 NX200이 지향하는 방향이 전문가나 사진 애호가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아무것도 모른채 편하게 막찍어도 잘 나오는 쉬운 카메라를 원하는 일반소비자인지 감을 잡을 수 없습니다. 전체 디자인 스타일의 느낌과 상반된 아쉬운 단점들. 이 단점들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는건 질이 떨어진다거나 부족한 성능이어서가 아니라 삼성이 말하고자하는것과 우리들이 받아드리고자하는것의 핀트가 계속 어긋난다는 점 입니다.



     

    저로서는 혹시 NX200이라는 카메라가 원래는 이 정도의 스팩(2000만화소,7연사)을 갖춘 제품으로 기획이 시작되지 않았는데, 시장의 흐름을 뒤늦게 억지로 끼워맞춰 따라가다보니 본의 아니게 전문가용도 아닌 그렇다고 일반인용도 아닌 중간점의 모습으로 우리들에게 혼란을 줄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충분히 훌륭한 카메라입니다. 전작보다 모든면에서 월등히 향상되었습니다. 써보지않고는 절대 알 수 없는 장점들도 참 많습니다. 하지만 마음이 그렇게 흡족스럽지 못합니다. 왜 더 좋아진 카메라를 가지고도 더 좋아진 만큼 기뻐 할 수 없는 것일까요? 그것이 과연 몇몇 사람들이 지적하는 성능의 부족함이나 소비자의 바램과 배치되는 기능의 괴리 때문일까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NX200이 본래 가진 모습보다 흡족한 마음을 소비자에게 전달하지 못하는건, NX200 이라는 카메라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좀더 치밀한 디자인이 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여기서 말하는 디자인이라는 것은 절대 미학적인 접근에 의한 조형작업이 아닙니다. 디자인은 한 상품이 가진 모든 메시지를 소비자에게 있는 그대로 전달하기 위한 총체적 시스템 설계입니다. NX200은 조형은 훌륭했지만 시스템이 치밀하지 못했습니다.







    2011.10.18 Franktim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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